섬유근육통

 

안녕하세요? 닥터QL김성훈입니다. 오늘은 흔하지만, 진단기준이 애매해서 자주 놓치는 질환인 섬유근육통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진료실에서 섬유근육통을 진단 받으신 많은 분들은, 몇 개월 전부터 근육이 뻣뻣해지고, 살갗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고 말씀하십니다. 섬유근은 근육을 구성하는 부위중에 부드러운 조직을 말합니다. 이러한 근육 섬유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인데,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증후군이라고 말합니다. 주로 어깨, 목 등의 부위에서 시작해 전신 통증으로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극심한 피로감, 우울증, 수면장애등이 동반됩니다.

 

만약 이러한 증상을 가지고 계신다면, 오늘 저와 함께 섬유근육통에 대해 자세히 공부해 보도록 하시지요.

 

1. 유병률과 특징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에서 만성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섬유근육통 환자는 1990미국 류마티스 학회(ACR)'의 진단기준을 사용시 약 2%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섬유근육통으로 진료 받은 환자가 200941000여명에서 2016년 약 7만명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이상 많은데, 이는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와 더불어, 황혼기 우울감이 더해져 이러한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섬유근육통은 X-ray, CT, MRI등에서 이상이 관찰되지 않으며, 조직검사에서도 염증 변화는 없습니다. 따라서, 꾀병으로 오인되기 쉽고, 치료를 해도 반응이 불분명해서, 치료를 포기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달리,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관절에 변형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약물 치료 및 꾸준한 운동을 유지하면, 일상생활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으므로, 담당 선생님과 꾸준히 치료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2. 진단

섬유근육통은 흔한 질환임에도 진단까지 평균 5년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전체 환자의 25%만이 진단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단 자체가 환자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아래 진단기준을 보시고, 본인 또는 가족에게 해당되지는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현재, 보건복지부가 약제 보험급여에 사용하는 기준은, 1990년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진단기준입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전신에 걸친 통증이 있으면서, 18개의 압통점 중 11곳 이상에서 압통을 호소할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섬유근육통 진단 설문지(FIQ) 점수가 40점 이상이고, 시각척도(Visual Analogue Scale)40mm 이상인 것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3. 감별이 필요한 질환

정동 장애 (mood disorder) -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등

C형간염, 에이즈감염

고지혈증약제 부작용 (스타틴, 파이브레이트 계열)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신피질 기능 저하증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쇼그렌 증후군

다발성 근육염

류마티스성 다발근육통 

근막통증 증후군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약 5~30%가 섬유근육통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인 유병률 2%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이것은 류마티스 질환이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면, 질환의 통증과 스트레스가 중추신경계의 '통증조절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여, 만성 통증을 유발하고, 그에따라 '섬유근육통'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류마티스 질환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싸이토카인이 중추신경계의 '중추성감작'에 영향을 줍니다. 즉, 류마티스 질환과 감별도 필요하지만, 류마티스 질환에 섬유근육통이 동반할 수도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4. 원인

섬유근육통은 조직검사를 시행해도, 염증소견 등의 특별한 이상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몸이 불편하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증후군(syndrome)'이라고 합니다. 환자의 대다수는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40~50대 여성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섬유근육통 환자는 정상인들이 통증으로 느끼지 않는 자극을 통증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는 통증과 상관이 없는 자극에 대해 몸이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섬유근육통을 앓는 사람은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대사가 감소되어 있고, ‘성장호르몬도 감소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 반응감소, -척수액에서 ‘P물질, substance-P’(통증 유발 물질)가 증가되어 있으며, 자율신경계 기능부전 등의 이상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스트레스

정신적인 스트레스 (이사, 결혼, 시험 준비, 가까운 지인의 죽음등) 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스트레스도 섬유근육통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특정 감염질환(라임병, E-B바이러스, 큐열 Q-fever)에 걸린 환자의 5~10%에서 만성전신통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술적 치료, 군복무중 당한 부상,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에도, ‘섬유근육통 및 만성국소통증발생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관련해서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교감신경계이상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추 통증 전달 기전, 중추 신경전달물질

현재 가장 확립된 원인은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과 비정상적인 감각처리과정에 의해 통증 역치가 낮아져, 통증에 대해 예민해 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섬유근육통 환자는 거의 모든 종류의 통증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며, 청각과 시각적인 자극에 대해서도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통증 처리 과정 중 특정 절차에 국한된 문제 뿐 아니라, ‘감각처리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중추감작 : 만성통증 환자에서 통증에 대하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통증을 더 증폭시키는 중추신경계의 통증조절 이상) 

 

섬유근육통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통증 전달을 촉진 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P, 글루탄산염, 신경성장억제인자(nerve growth factor)가 증가되어 있고, 통증을 억제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은 감소되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내인성 아편유사물질인 엔케팔린이 섬유근육통 환자에서 증가되어 있는데, 이는 환자 신체에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분비가 늘어난 것으로 생각되며, 이로인해 마약성 진통제 효과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P - substance P)

 

유전

섬유근육통 환자는 가족적 소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촌 관계에서 발생비율이 8배가량 높습니다. 또한, 다른 종류의 만성 통증이나, 정신질환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쌍둥이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소가 섬유근육통 발생 위험도에서 50%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5. 증상

상당수 환자들은, 불안 및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환자의 약 1/4은 우울증을 동반합니다. 또한 대부분 수면장애를 동반하므로, 잠을 자고 일어나더라도 개운하지 못합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편두통’, ‘생리불순’, ‘손발 저림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만성전신통증

만성통증은 침범부위에 따라 만성국소통증만성전신통증으로 분류합니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만성전신통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성전신통증은 신체의 좌-우측 부위와, 허리기준 위-아래 기준으로, 상하 부위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말합니다.

 

 

통증의 강도는 기복이 있으며, 위치도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이상 감각또는 감각 이상이 동반 될 수 있고, 무감각, 저림, 작열감과 같은 신경통증 양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또한, 만성 두통, 인후통, 내장부위 통증을 이야기 하기도 하며, 밝은 빛이나, 소리, 냄새에 과민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피로감/수면장애/인지기능장애

피로감은 통증과 함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수면장애는 섬유근육통 환자의 80~90%, 인지장애는 70~90%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6. 검사

섬유근육통 진단에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3번에 기술한 감별해야할 질환들과 구별하기 위해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WBC(전혈구 검사), 적혈구침강속도(ESR), C-반응단백질(CRP)를 우선 확인합니다. 그리고, 갑상선질환 및 근육염증질환은 감별하기 위해 갑상선기능검사(TFT)와 크레아틴키나제(creatine kinase)를 검사합니다. 자가면역 질환이 의심되면, 항핵항체(ANA)나 류마티스인자(RA factor)등을 검사합니다.

 

 

섬유근육통 환자 중 최소 1/3에서 진단 당시 정동장애(우울증, 불안증등)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문진도 필요합니다.

 

7. 치료

섬유근육통의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다른 류마티스 질환처럼, 관절이 변형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인지하시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1) 약물적 치료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섬유근육통에서는 통증을 억제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감소되어 있고, 통증 전달물질인 substance-P가 증가되어 있어, 이런 방향에 맞추어 약을 처방하게 됩니다.

 

Fluoxetine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항우울제 약물입니다. 저녁에 복용하면,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로 오전에 복용합니다. 하루 두 번 복용한다면, 오전 8시 및 정오 12시에 복용합니다.

 

 

SNRI

fluoxetine과 같은 SSRI약제로 충분히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SNRI로 교체하게 됩니다.

 

 

Tramadol (트라마돌, 아편유사체)

SSRI, SNRI약제 이외에 아편유사체인 트라마돌도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타이레놀(acetaminophen)과 트라마돌(tramadol)을 병합한 제제가 의미있게 섬유근육통 증상을 개선시켰다고 합니다.

 

 

Pregabalin (상품명 리리카)

Substance P와 같은 통증전달물질을 억제시켜, 통증을 개선시키는 약제입니다. 진통 및 항경련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기관 무작위 대조실험에서 피로, 수면등을 현저히 개선시키고, 통증을 유의하게 줄였습니다.

 

 

2) 비약물 치료

효과가 가장 입증된 비약물 치료는 교육, 인지행동치료, 운동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비약물 치료가 약물치료보다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운동의 경우, 수중운동 및 육상운동 모두 효과적입니다. 저강도 또는 중등도의 강도로 주2~3, 최소 4주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통증 감소 효과는 바로 사라지므로, 운동의 경우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인지행동 치료는 조작-조건화관찰 학습을 통해 행동을 바꾸는 기법인데요, 우울감과 자기 효능감을 의미있게 개선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증, 피로, 수면등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보조적으로 같이 시행하면 좋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겪지만, 진단이 어려워 고생하시는 섬유근육통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혹시 본인 또는 가족이 겪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보시고, 의심이 된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꼭 상담 받으세요.

 

사랑합니다. from Dr 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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