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누구를 위한 약인가?

 

안녕하세요, 닥터QL 김성훈입니다. 오늘은 영국메디컬저널(BMJ)의 논문 한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원문은 여기로 https://goo.gl/Woirny

 

이 논문의 제목은 ; "EMA에 의해 승인된 항암제들이 제출한 '총 생존기간' 및 '삶의 질'에 관한 입증자료의 효용성/타당성" : 2009~2013년 승인된 약물들의 후향적 코호트 연구입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EMA(유럽 의약품 관리국)에서 48개의 항암제(총 적응증은 68개)가 승인되었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항암제 가운데 무려 57%가,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채 발매되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즉, EMA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의 통과 근거가, '생존기간 연장'이나 '삶의 질 개선' 등을 나타내는 명확한 예측변수(predictors)여야 하는데, 대리지표(surrogate measures, markers)들을 근거로 승인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대리지표(surrogate marker)는 임상적 결과와 상관관계가 있는 물질/현상을 뜻합니다.

 

대리지표를 사용하는 것은 과학적 추론을 한다는 것이지, 근거중심의 의학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칼슘채널차단제의 일종인 '니페디핀'이라는 혈압약은 진료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혈압약입니다. 효과도 좋구요. 그래서 의사들은 초기 응급실에 내원한 고혈압 환자에게 이 약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임상적 근거가 쌓이다 보니, 응급실에 온 응급-고혈압 환자에게 니페디핀을 사용하면 오히려 뇌졸중, 심근경색등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잘못된 믿음, 추론으로 치료 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대리지표(의학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과학적 추론)를 사용하면, 잘못된 처치 및 결과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조사기간 동안 허가를 취득한 68개 적응증 가운데 괄목할 만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인 경우는 24개 적응증, 즉 35%에 불과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연장된 생존기간이 평균 2.7개이었습니다. 삶의 질 개선 효과가 입증된 경우는 68개중 7개, 즉 10%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이 논문을 보면서,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의 희망을 이용해서, 제약사는 끝까지 이윤을 챙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씁쓸하네요.  임상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고, 효과가 확실한 약을 허가해서, 환자들이 시간과 금전을 낭비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from Dr. 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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